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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억 분의 1의 갓생 실패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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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억 분의 1의 갓생 실패기

인생은 한 번이라는데 알람은 열두 번

어젯밤, 유튜브 쇼츠를 보다가 갑자기 마음이 뜨거워졌다. 화면 속 사람은 새벽 5시에 일어나 운동하고, 책 읽고, 돈도 벌고 있었다. 나는 누워서 과자 부스러기를 턱에 붙인 채 생각했다. ‘그래, 80억 명 중에 나 하나인데 이렇게 누워만 있을 수는 없지.’

그래서 알람을 5시에 맞췄다. 이름도 비장하게 ‘인생 1회차 최선을 다하자’로 저장했다. 그리고 혹시 몰라 5시 5분, 5시 10분, 5시 15분까지 깔아뒀다.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안전장치도 철저해야 하니까.

새벽 헬스장에서 만난 진짜 나

놀랍게도 첫 알람에 눈이 떠졌다. 더 놀라운 건 내가 진짜 헬스장에 갔다는 거다. 런닝머신 위에서 12분 뛰고 거울을 봤는데, 얼굴은 이미 마라톤 완주자였다. 트레이너가 “괜찮으세요?”라고 물었고 나는 숨을 고르며 말했다. “네… 인생이 한 번뿐이라서요…”

그때 회사 단톡방이 울렸다. 팀장님이었다. ‘오늘 8시 반 미팅으로 당겨졌습니다. 자료 준비 부탁.’ 시계를 보니 7시 42분. 나는 샤워도 포기하고, 젖은 머리로 택시를 잡았다. 기사님이 백미러로 나를 보더니 “출근이세요, 도망이세요?”라고 물었다.

회의실에서 터진 단백질 폭탄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회의실로 뛰어 들어갔다. 나는 멋지게 노트북을 꺼내려 했지만, 가방에서 나온 건 젖은 수건, 운동화 한 짝, 그리고 뚜껑이 풀린 초코맛 단백질 쉐이크였다. 제안서 위로 갈색 액체가 천천히 번졌다. 팀장님 눈썹도 같이 번졌다.

정적이 흐르는데 클라이언트가 갑자기 웃었다. “저희가 헬스 앱 만드는 회사라 그런지, 현장감이 좋네요.” 팀장님은 3초간 나를 보더니 말했다. “맞습니다. 저희 직원은 직접 체험합니다.” 나는 그날, 회사에서 가장 축축한 열정의 아이콘이 됐다.

열심히 산다는 건 조금 웃긴 일

퇴근길 지하철 창문★★★친 나는 머리는 떡지고, 셔츠에는 초코 얼룩이 있고, 한 손엔 편의점 김밥을 들고 있었다. 멋진 갓생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이상하게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적어도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보다 12분은 더 뛰었고, 회의실에 웃음도 남겼으니까.

집에 와서 다시 알람을 맞췄다. 5시. 5시 5분. 5시 10분. 그리고 마지막으로 7시 30분. 이름은 이렇게 바꿨다. ‘인생은 한 번뿐이지만 회사는 내일도 간다.’ 열심히 살자. 다만 초코 쉐이크 뚜껑은 꼭 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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