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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먹으로 월세 낸 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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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브로

2026년 9월 30일

쌀먹으로 월세 낸 썰

퇴근 후 켠 게임이 월세가 됐다

나는 원래 게임에서 돈 버는 사람들을 약간 도시전설처럼 봤다. 그런데 어느 금요일 밤, 내가 그 도시전설이 됐다. 심지어 시작은 치킨 먹으면서 반쯤 졸다가 누른 던전 입장이었다.

그때 하던 게임은 오래된 MMORPG였는데, 새 시즌 첫 주라 사람들이 전부 눈에 불을 켜고 있었다. 친구 민수는 디스코드에서 계속 말했다. ‘야 오늘 보스만 잡고 자자. 드랍 뜨면 진짜 인생 편다.’ 나는 ‘인생은 무슨, 내일 빨래나 펴야지’ 하고 웃었다.

이상하게 조용해진 보스방

새벽 두 시쯤이었다. 보스가 쓰러지고 화면에 못 보던 아이템 이름이 떴다. 순간 음성채팅이 뚝 끊겼다. 민수가 숨을 삼키더니 말했다. ‘너… 그거 서버 첫 드랍인데?’ 나는 장난인 줄 알고 ‘얼마짜린데, 김밥 두 줄?’ 했는데, 공식 거래소 시세창을 보는 순간 잠이 확 깼다.

가격이 280만 원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누가 그 가격에 구매 예약을 걸어놨다. 나는 의자에서 반쯤 일어났고, 고양이는 내 비명에 놀라 물그릇을 엎었다. 민수는 갑자기 존댓말을 했다. ‘형님, 판매 버튼은 신중히 누르셔야 합니다.’

돈보다 무서운 건 가족 단톡방

판매는 3분 만에 끝났다. 수수료 떼고 들어온 금액을 보는데 손이 떨렸다. 다음 날 엄마에게 ‘이번 달 생활비 조금 보탤게’라고 했더니 바로 전화가 왔다. ‘너 혹시 이상한 코인 했니?’ 나는 게임 아이템이라고 설명했지만, 엄마는 더 불안해했다. ‘게임에서 돈이 나온다고? 그럼 엄마도 그 게임 깔아줘.’

문제는 월요일 회사에서 터졌다. 점심시간에 팀장님이 갑자기 휴대폰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아, 주말에 사고 싶던 장비 누가 먼저 사갔네.’ 화면을 슬쩍 봤는데 내가 판 그 아이템이었다. 나는 젓가락을 떨어뜨렸다. 팀장님이 나를 보더니 말했다. ‘왜 그렇게 놀라요?’

쌀먹의 끝은 현타였다

그날 오후 나는 평소보다 두 배로 열심히 일했다. 괜히 죄송해서가 아니라, 혹시 팀장님이 내 닉네임을 알까 봐 무서웠다. 집에 와서 민수에게 말하니 걔는 배 잡고 웃었다. ‘야 너 회사에서 상사한테 장비 팔고 월급 받는 거냐?’

결국 그 돈은 월세, 고양이 사료, 그리고 민수에게 약속한 치킨값으로 사라졌다. 남은 건 통장 캡처 한 장과 ‘다음에도 뜰까?’ 하는 헛된 희망뿐이었다. 그 뒤로 매일 던전을 돌지만 나온 건 잡템뿐이다. 역시 게임도 인생도, 큰돈은 한 번 웃기려고 잠깐 들르는 손님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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