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단톡방이 조용했던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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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톡방이 조용했던 이유 💕🌸

홍브로

1개월 전

단톡방이 조용했던 이유

지하철에서 단톡방이 조용해진 날

나는 원래 약속 시간보다 20분 일찍 도착하는 사람이다. 멋있어서가 아니라, 늦으면 심장이 먼저 뛰쳐나갈 것 같아서다. 그런데 그날은 딱 한 정거장 남기고 지하철이 멈췄다.

친구 셋이랑 오랜만에 만나는 날이었다. 다들 회사에 치이고, 가족 행사에 치이고, 운동 결심에 치이다 보니 넷이 모이는 건 거의 명절급 이벤트였다. 나는 단톡방에 조심스럽게 보냈다. “얘들아… 나 갇혔어.”

바로 답장이 올 줄 알았다. 평소엔 누가 점심 뭐 먹었냐고만 해도 30개씩 올라오는 방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읽음 표시만 뜨고 조용했다. 순간 서운함이 뭉게뭉게 올라왔다. ‘역시 다들 바쁘지. 나만 너무 들떴나.’

그때 옆자리 아주머니가 내 휴대폰을 힐끗 보더니 물었다. “학생, 큰일 났어?” 학생이라는 말에 살짝 기분이 좋아져서 “친구들이랑 약속인데 늦을 것 같아서요”라고 했다. 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가방에서 귤을 하나 꺼내 주셨다. “늦을 땐 당 떨어져.”

귤을 들고 어색하게 웃고 있는데, 지하철이 다시 움직였다. 나는 약속 장소 카페까지 뛰었다. 문을 열자마자 친구 하나가 너무 자연스럽게 말했다. “어서 오세요, 오늘의 주인공님.”

카페 구석 자리에는 작은 케이크가 있었다. 촛불은 없고, 대신 편의점에서 산 숫자 초가 삐뚤게 꽂혀 있었다. 내 생일은 한 달 전이었다. 내가 “뭐야?” 하니까 친구가 머쓱하게 웃었다. “그때 다들 야근해서 못 챙겼잖아. 그래서 오늘 지각해주길 빌었는데 진짜 지하철이 도와줌.”

단톡방이 조용했던 이유는 서프라이즈 회의 때문이었다. 나는 괜히 코끝이 찡해져서 “나 서운할 뻔했잖아”라고 했고, 친구는 케이크 칼을 들고 진지하게 말했다. “서운함은 1인 1조각으로 나눠 먹자.”

우리는 한참 웃었다. 케이크는 너무 달았고, 커피는 미지근했고, 사진은 전부 흔들렸다. 그런데 집에 오는 길에 생각했다. 소중한 사람들은 꼭 완벽하게 챙겨주진 못해도, 이상하게 내 하루의 빈칸을 알고 있다. 그리고 가끔은 지하철 지연까지 팀플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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