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바위에 당한 썰 💕🌸
야바위에 당한 썰 💕🌸
홍브로
1개월 전
버스정류장 앞에서 이상한 구경을 했다
퇴근길에 버스 놓치고 멍하니 서 있었는데, 정류장 옆에서 사람들이 동그랗게 모여 있더라. 처음엔 그냥 길거리 공연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가운데 있던 아저씨가 손바닥만 한 컵 세 개를 번갈아 뒤집으면서 “자, 지금 여기 있습니다”라고 하니까, 괜히 발이 멈췄습니다.
옆에 있던 형이 제게 슬쩍 말했어요. “형님, 이건 진짜 쉬워요. 딱 한 번만 맞혀보세요.” 그 말에 제가 또 왜 그랬는지, 진짜 한 번만 해보자 싶더라고요. 아저씨가 공 하나를 휙휙 옮기는데 손이 너무 빨라서 눈이 따라가질 못했습니다. 제 옆 사람은 “저기요, 오른쪽 맞죠?” 하길래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죠.
제 차례가 오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자, 형님. 맞히시면 두 배입니다.” 그 말에 2만원을 슬쩍 올렸습니다. 아저씨가 컵을 돌리고, 멈추고, 웃으면서 “어디일까요?” 하길래 자신 있게 찍었는데… 컵을 드는 순간 공이 없었어요. 제가 멍하니 쳐다보자 아저씨는 “아, 아깝네” 하고 말고는 다음 사람으로 바로 넘어가더군요.
그때서야 뒤에서 보던 아주머니가 한마디 했습니다. “아이고, 또 한 분 다녀가셨네.” 저는 그제야 눈치챘어요. 아까 말 걸던 형은 이미 사라졌고, 구경꾼들 중 몇 명도 슬쩍 자리를 뜨고 있었습니다. 완전 판이었던 거죠.
집에 와서 친구한테 말했더니 친구가 웃으면서 그러더라고요. “요즘도 그런 걸 속아?” 그 말 듣고 더 억울했는데, 생각해보니 제가 잃은 건 2만원이 아니라 ‘내가 눈썰미 좋다’는 자존심이었습니다. 아직도 이런 야바위꾼들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제일 무서운 건 따로 있더라고요. 그 자리에서 끝까지 구경한 제가 제일 오래 남아 있었다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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