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만 지하철 탈 뻔한 아침 💕🌸
가방만 지하철 탈 뻔한 아침 💕🌸
홍브로
1개월 전
문 닫히는 소리와 함께
오늘 아침, 나는 지하철 문에 가방만 태우고 몸은 두고 내릴 뻔했다. 정확히는 문이 닫히기 1초 전, 내 앞에 있던 사람의 백팩 끈이 내 가방 손잡이에 걸렸다. 출근 시간 2호선에서 이런 식으로 인생이 갈릴 줄은 몰랐다.
평소보다 10분 늦게 집을 나왔다. 엘리베이터는 하필 지하로 내려가 있었고, 횡단보도 신호는 내가 도착할 때마다 빨갛게 바뀌었다. 역 개찰구를 찍자마자 전광판에 도착 1분 전이 보였다. 그 순간부터 나는 사회인이 아니라 환승에 모든 것을 건 단거리 선수였다.
오늘만큼은 지각하면 안 됐는데
계단을 두 칸씩 내려가는데 열차가 들어오는 소리가 났다. 문이 열리자마자 사람들 사이에 빈틈이 보였다. 나는 속으로 “저기다” 하고 돌진했다. 한 발은 열차 안, 한 발은 승강장. 가방은 어깨에서 미끄러지고, 뒤에서 누가 “가방이요!”라고 외쳤다.
그런데 이미 문은 닫히기 시작했다. 내 가방 손잡이가 앞사람 가방 끈에 딱 걸린 채였다. 나는 앞으로, 앞사람은 뒤로, 가방은 중간에서 팽팽했다. 둘 다 동시에 “어?” 하고 얼어붙었다. 문 센서가 한 번 열렸다가 다시 닫히는 그 짧은 순간, 나는 가방을 잡아당기면서도 혹시 앞사람까지 같이 끌고 들어가면 어쩌나 진심으로 걱정했다.
다행히 옆에 있던 아주머니가 내 가방을 번쩍 들어 끈을 빼 주셨다. 문이 닫히는 순간 나는 열차 안으로 굴러 들어갔고, 앞사람은 승강장에 남았다. 서로에게 사과할 틈도 없이 유리문 너머로 멀어졌다. 그분 표정은 ‘내 가방이 왜 출근하냐’는 표정이었다.
가방은 탔고, 나는 진정했다
숨을 고르며 가방을 확인했는데 지퍼가 반쯤 열려 있었다. 안에서 텀블러가 굴러 나와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 맞은편에 앉은 학생이 발로 살짝 막아 주며 말했다. “이건 같이 출근하셔야죠.”
그 말에 주변 몇 명이 웃었고, 나도 결국 웃었다. 오늘 회의에 늦지는 않았지만, 회사에 도착해서 한동안 가방 손잡이만 봐도 식은땀이 났다. 내일은 10분 일찍 나가야지. 물론 이 다짐은 아마 내일 아침에도 지하철 문 앞에서 떠오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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