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내 가방이 운 날 💕🌸
지하철에서 내 가방이 운 날 💕🌸
홍브로
2개월 전

출근길, 가방 속에서 울린 정체불명 소리
출근길 지하철에서 내 가방이 갑자기 울었다. 진짜 전화벨이 아니라, 누가 갇힌 것처럼 삐이익 소리가 났다. 문제는 그때 내 양옆 사람들이 동시에 나를 봤다는 거다.
처음엔 모른 척했다. 이어폰을 낀 척 고개를 까딱거리며 창문에 B친 내 얼굴만 바라봤다. 그런데 소리가 점점 리듬을 탔다. 삐익, 삐익, 삐이이익. 앞에 서 있던 직장인 분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저기요… 가방에서요.’
나는 최대한 침착하게 웃었다. ‘아, 네. 알람인가 봐요.’ 하지만 내 휴대폰은 손에 있었다. 심지어 무음이었다. 그 순간 옆자리 할머니가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새 같은 거 넣어왔어?’
다음 역까지 2분 남짓. 나는 무릎 위에 가방을 올리고 지퍼를 열었다. 지하철 한 칸의 시선이 내 손끝으로 모이는 느낌이었다. 파우치, 지갑, 회사 출입증, 어제 산 삼각김밥 영수증까지 나왔는데 범인은 없었다.
소리는 더 커졌다. 삐이익! 이번엔 뒤에 있던 학생이 빵 터졌다. 나도 민망해서 ‘혹시 제 가방이 오늘 출근하기 싫은가 봐요’라고 했더니, 주변에서 작게 웃음이 번졌다. 그때였다. 가방 바닥에서 뭔가 노란 게 굴러나왔다.
조카가 주말에 내 가방에 몰래 넣어둔 고무 오리였다. 누르면 삑삑 소리 나는 그 오리. 그런데 가방 안에서 텀블러에 눌려 혼자 생명을 다해 외치고 있었던 거다. 나는 오리를 손에 들고 멈칫했다. 할머니가 한마디 했다. ‘살아있네.’
그 말에 칸 안이 조용히 웃음바다가 됐다. 나는 오리를 가방 앞주머니에 따로 넣고, 아무 일 없던 척 다음 역에서 내렸다. 그런데 문이 닫히기 직전, 뒤에서 누가 말했다. ‘오리 잘 키우세요!’
회사에 도착해서 조카 엄마인 언니에게 사진을 보냈다. ‘네 아들이 내 사회생활을 공격함.’ 답장은 바로 왔다. ‘걔 어제부터 오리 찾고 울었어.’ 결국 나는 퇴근길에 그 오리를 정중히 모셔 갔다. 이상하게도 그날부터 가방을 멜 때마다 한 번씩 확인한다. 휴대폰, 지갑, 출입증, 그리고 혹시 모를 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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